◇동대문 허파집 = 일명 ‘종삼(종로3가) 먹자골목’의 오랜 선술집이다. 탑골공원 담장을 따라 허름하고 맛좋은 집들이 줄을 섰는데 이 중 생고기(메뉴엔 육사시미라 써 있다)와 육회, 등골, 간처녑 등 특별한 부위 날고기로 유명한 집이다.
초저녁만 돼도 테이블 예닐곱 개가 어김없이 채워지고 모두 앉아 날고기를 먹고 있는 풍경이 경이롭다. 물론 지글지글 구워 먹는 구이 메뉴도 다양하고, 상호에 장기 이름이 박혀 있을 정도로 시그니처 메뉴로 꼽히는 허파탕도 칼칼하니 좋다. 서울 종로구 종로17길 26. 생고기 2만 원.
◇참숯골 = 한우육회비빔밥이 있는데 각종 채소와 나물이 그득한 사발이 꼭 작은 식물원 같다. 빼곡한 식물 위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분홍빛 한우 육회. 고추장과 밥을 넣고 쓱쓱 비비면 숨이 죽어 비로소 익숙한 비빔밥이 된다.
아삭한 생채소와 부드러운 육회가 밥알에 섞여들면 그 한 숟가락에 다채로운 식감이 팔레트처럼 펼쳐진다. 서울 중구 무교로 16 대한체육회관 2층. 1만6000원(정식 1만9000원).
◇도청한우 = 생고기인데 흔한 생고기가 아니다. 차돌박이까지 떡 얹어줄 때도 있다. 두툼한 한우 암소 생고기는 특유의 감칠맛이 가득하고 차돌박이는 씹는 맛이 좋다. 불판이 어디 갔냐고? 그냥 집어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한판 깔아주면 주섬주섬 집어먹고 드디어 구이로 전환한다. 차례로 맛볼 수 있도록 세트메뉴도 준비했다. 이름난 고깃집답게 늘 많은 손님과 신선한 고기가 오간다. 반찬으로 소문난 전남이라 한 상 떡하니 차려낸 갖은 안줏거리도 최고다. 전남 무안군 삼향읍 오룡2길 15. 4만 원.
◇송원구이 = 50여 년 전 대구 원도심 향촌동에서 시작한 뭉티기는 국내 생고기 식문화의 정점에 올라 있다. 경북 지방에서 소 도축 즉시 뭉텅뭉텅 잘라 먹은 데서 유래했다. 대구 중심가 동성로에서 자리를 지켜온 송원구이는 노포 소고깃집이다.
특히 신선한 뭉티기가 맛있다고 소문났다. 당일 도축 생고기를 사용하며 고기의 차진 식감과 자체 제작한 특제양념이 일품이다. 마늘과 고춧가루, 참기름, 액젓 등을 절묘한 비율로 배합해 감칠맛 넘치는 붉은 살점에 풍미를 더하고 깔끔한 뒷맛으로 맺어 양념맛으로 뭉티기를 찾는 경우도 많다. 대구 중구 중앙대로 398-4. 5만 원부터.
◇고도05 = 금촌역 인근에 이처럼 ‘핫’하고 ‘힙’한 술집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수제요리와 함께 전통주를 판다. 생고기 종류로는 캐비아 육회와 뭉티기 감태가 있다.
캐비아와 수란 등 두 가지 ‘알’을 곁들인 육회는 깍둑썰기라 씹는 맛이 좋고 그리 달지 않은 양념은 안주로 딱이다. 타르타르 샐러드 느낌이지만 풍미가 좋아 고도주(高度酒)에 곁들일 메인메뉴로도 그만이다. 경기 파주시 번영로 20 IN0 프라자 105호. 2만5000원, 2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