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국수잘하는집 = 잔치국수. 일단 푸짐하다. 곱빼기를 주문하지 않아도 든든할 만큼 커다란 사발에 푸짐히 담아준다. 진한 멸치국물은 살짝 단맛을 내는 것이 우동 국물을 닮았다.
김가루와 유부, 당근, 대파 등을 고명 삼아 후루룩 빨아들이면 소면 가닥 틈새로 국물이 딸려와 후련한 뒷맛을 남긴다. 이름난 국숫집의 비기(秘技)인 김치도 칼칼한 것이 참 잘 어울린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22. 4500원.
◇가이오국수 = 얼큰 부추국수. 부추 무침과 김가루를 수북이 얹은 비주얼이 위압감을 준다. 잘 헤쳐야 국수가 보인다. 겉절이 부추와 국수를 한 번에 오물오물 씹으면 아삭함과 부드러움이 교차하는 식감의 대비가 좋다.
이름과는 달리 국물은 그리 맵지 않다. 뜨거운 국물을 계속 채워준다. 식으면 맛이 덜하다나. 열무김치와 배추김치도 맛이 잘 들었다. 서울 은평구 응암로 22길 13. 6000원.
◇진밭국수 = 잔치국수, 비빔국수. 레트로 분위기를 간직한 국숫집. 시원한 국물 맛의 잔치국수는 푸짐하고 부드럽고, 칼칼하기보다는 감칠맛이 두드러진 양념에 아삭한 열무김치가 어우러진 비빔국수는 입에 짝짝 붙는다.
국수는 가늘지도 굵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소면. 양도 많고 값도 좋다. 살펴보면 어느 테이블이나 곁들이고 있는 녹두전은 필수 아이템. 바삭한 기름 맛이 담백한 국수와 잘도 맞아 떨어진다. 고양 일산동구 진밭로 11. 잔치국수 4500원. 녹두전 6000원.
◇김순분할매집회국수 = 회국수. 일반 잔치국수 소면보다는 약간 더 굵은 면을 쓴다. 냉국수라 더욱 쫄깃하다. 국수를 양은그릇에 담고 가자미회와 미역, 양배추, 특제 초고추장을 얹어 내온다.
숙성된 가자미회는 분식 특유의 허전함을 달래주며 맛의 깊이를 더한다. 문제는 그리 매워 보이지 않는 고추장에 있다. 색이 빨갛지 않다고 더 넣으면(상에 구비돼 있다) 정말 매워서 땀이 뻘뻘 난다. 부산 중구 남포길 15-3. 6000원. 물국수 5000원.
◇이원화 구포국시 = 1950년대부터 인기를 이어오는 구포국수다. 현지에선 ‘국시’라 한다. ‘밀가리’로 만드는 게 확실하다. 구포시장 내 위치한 이 집은 2대째 이어오는 노포로 ‘구포국시’ 특유의 맛을 지켜오고 있다.
국수로는 주로 중면을 말아먹는데 쉽게 붇지 않고 씹는 맛이 뛰어나다. 원래 면발 반죽에 소금을 넣는 데다 고명으로 시금치와 단무지 채, 김가루 등을 올리는 까닭에 시원한 국물을 들이켜가며 그냥 먹어도 간이 맞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1길 6. 4000원.
◇진우네 집국수 = 담양 국수거리를 알고 있다면 여행깨나 다닌 이가 틀림없다. 관방제림 옆으로 국숫집들이 늘어섰다. 초입에 위치한 이 집은 시원한 전남 특유의 진한 멸치국물이 특징이다. 얼추 우동 가락의 절반 정도 되는 굵은 면을 쓴다.
한입 집어도 입안 가득 포만감이 느껴진다. 고명으론 고춧가루와 대파만 얹었는데도 뭔가 상실감이 없다. 2알에 1000원 하는 삶은 계란도 필수 곁들임 메뉴라 한 알은 까먹고 나머지는 국수에 넣어 먹으면 든든하니 좋다. 담양군 담양읍 객사3길 32. 4000원.
◇춘자멸치국수 = 제주도 여행객들이 출출할 때 들르는 ‘멜(멸치) 국숫집’. 메뉴는 딱 2개뿐이다. 보통과 곱빼기. 진하지만 비릿함이나 쓴맛이 전혀 없는 멸치 육수에, 고기 국수에 주로 쓰는 중면을 말아서 낸다.
중면 특유의 씹는 맛이 좋다. 양은그릇에 대파만 썰어 넣었지만 맛있게 먹는 비결은 칼칼한 깍두기. 반쯤 먹다 깍두기 국물을 넣으면 시원한 맛이 더해져 감칠맛 만점의 달달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제주 서귀포 표선면 표선동서로 155. 4000원.
◇묵쳐먹고가는집 = 묵국수. 도토리묵을 썰어 넣고 국수를 말아주는 집으로 대구 동구 불로동 전통시장 앞에 있다. 메밀을 섞은 까무잡잡한 면을 쓴다. 국물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대구 지방 특유의 입맛인 ‘시원한 맛’이 강조된 육수다.
시원한 맛이란 얼마나 내기 힘든 것인가. 심심한 묵과의 조화도 예사롭지 않다. 대구에서 찾기 힘든 ‘빨갛지 않은’ 음식이다. 대구 동구 팔공로26길 15. 6000원.
◇새참국수 = 전주 객사길에서 인기 좋은 맛집이다. 무슨 일본 우동 장인처럼 밸런스가 완벽한 육수를 낸다.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칼칼한 맺음이 숨어있다.
별반 많은 고명을 얹지는 않았지만, 이따금 풋고추 한입 베어 물고 그저 국물 속 잠긴 면만 건져 먹어도 그걸로 충분하다. 전주 완산구 전주객사4길 100. 5000원.
◇포항 철규분식 = 원래 찐빵으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은 집이다. 구룡포 초등학교 맞은편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집이다. 몇 번을 지나며 찐빵만 사 먹었다가 한번은 찐빵 출하를 기다리다 국수를 맛봤는데 이 역시 인상적이다.
시원하고 깔끔한 멸치육수에 부드럽게 삶은 국수를 말아준다. 육수는 진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도 감칠맛을 낸다. 포항 시금치와 양념장을 얹고 휘휘 저어 한입 크게 빨아들이면 후루룩 잘도 들어간다. 포항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62-2. 3500원.
◇함안 옛골식당 = 아라가야광장 주변에는 국수를 잘 말아내는 옛골식당이 있다. 커다란 사발에 담아내 보기만 해도 든든한 국수를 차려준다. 구수한 멸치 육수에 갖은 고명과 참기름 향 진한 양념장을 얹은 ‘옛날국시’다.
면발은 살짝 단단하게 삶아내 천천히 먹어도 마지막 한 가닥까지 쫄깃하다. 부추와 지단, 김가루, 쪽파 등 고명의 구성과 면면이 화려하다. 곁들여내는 경상도식 김치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난다.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 58-20. 5000원.
◇선광집 = 생선국수. 멸치국수도 일종의 생선국수일테지만, 정말 싱싱한 민물고기로 끓여낸 ‘생선국수’란 이름은 뜻밖에도 내륙인 충청북도에서 주로 쓴다. 옥천 청산면에는 아예 생선국수 거리가 형성돼 있다.
1962년 창업한 선광집은 이 중에서도 전국구 입소문을 몰고 다니는 집이다. 생선국수와 생선튀김, 도리뱅뱅이가 주메뉴. 물고기를 통째로 갈아 고춧가루와 김칫국물을 넣고 오랜 시간 끓여내 죽처럼 진한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