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집 굴전 = 상호도 통영의 옛 이름 충무집이다. 도다리쑥국, 멍게비빔밥, 물메기탕, 잡어회, 멸치회 등 통영 향토 음식을 내는 노포다. 겨울이면 통영에서 직송되는 신선한 굴을 식탁에 올린다. 통영 종갓집 전통 솜씨로 맛깔나게 부쳐낸 굴전이 맛있다.
그냥 먹어도 될 것을 아깝게 왜 전을 부치냐고? 좋은 식재료는 열을 가해도 그 신선도는 어딜 가지 않는다. 제철 맛이 든 굴은 달고도 진하다. 굳이 다른 감칠맛(간장)에 찍지 않아도 충분히 혀를 적신다. 굴은 본래 짭조름한 바다 맛을 품어 간도 적당하다. 고소한 기름 맛을 더하고 싱그러운 파 맛까지 얹어주니 안 그래도 부드러운 굴을 흐뭇하게 삼킬 수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길 30-14. 2만7000원.
# 호반 강굴 = 가을부터 봄까지 강굴을 판다. 이곳 강굴은 강(江)굴이 아니다. 광양에서 유명한 민물굴(벚굴)이 아니라, 서해안 서산 앞바다에 사는 자잘한 굴이다. 원래 씨알이 작은 게 아니라 간조 때 수면 위로 나와 햇볕을 받아 그렇다. 굴은 물속에 잠겨 있을 때 큰다. 2∼3㎝ 정도 크기에 거뭇거뭇 푸르스름한데 고소한 맛이 진하고 물날개가 많아 씹는 맛이 좋다.
한 접시에 한가득 강굴을 담아낸다. 초장 대신 양념장을 주는데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린다. 크기가 잘아 귀찮다면 숟가락으로 퍼 양념장을 얹은 다음 한술 꿀꺽 삼키면 만족감이 더하다. 굴 말고도 순대나 병어조림 등 한식 메뉴와 물김치, 콩비지 등 밑반찬이 맛있기로도 유명하다.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26길 20. 3만5000원.
# 맛이차이나 = 요리면 요리, 식사면 식사. 자자한 입소문을 끌고 다니는 상수동 중국음식점이 겨울 한정으로 해물과 채소를 큼지막한 굴과 함께 볶아 육수에 말아낸 굴 짬뽕을 선보였다. 애호박과 양파, 배추 등이 아삭하고 이를 품고 있는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감칠맛이 녹아난 국물이라 일반 짬뽕보다 약간 점성이 있어 면이 따로 놀지 못한다.
면을 채소와 함께 집어 입에 넣고 씹으며 사발을 들어 후루룩 국물을 마시면 식도를 타고 온몸에 맛이 돌기 시작한다. 건더기도 푸짐하고 국물도 넉넉하다. 국물이 혀에 짝짝 붙어 면을 다 건져 먹고도 밥을 말고 싶을 정도. 서울 마포구 독막로 68. 1만 원.
# 열차집 굴전과 어리굴젓 = 서울 종로를 ‘전집 거리’로 유명하게 만든 대표 노포다. 밥 메뉴 없이 전만 부쳐다 파는데 요즘은 굴전이 인기다. 도톰하게 살이 오른 굴에 계란 옷을 입혀 바로 번철에 부쳐낸 굴전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기름내가 가시기도 전에 차가운 어리굴젓(굴조개젓)을 얹어 한입에 쏙 넣는다.
뜨거우면 재빨리 막걸리를 들이켜면 된다. 굴전에 굴젓이라니. 굴과 굴이 만났지만 맛도, 온도도 대비돼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방금 부쳐낸 굴전은 감칠맛을 주고, 칼칼하니 양념을 흠뻑 묻힌 어리굴젓은 깔끔한 마무리를 돕는다. 막걸리 한 모금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맛의 코스다. 서울 종로구 종로7길 47. 1만4000원.
# 고흥 월포가든 = 매생이가 든 굴 칼국수라니. 겨울 바다의 친구 둘이 거금도 식당의 한 사발 안에 들었다. 통영에 위판하지 않는 지역 자생굴이다. 물론 투석식이나 지주식으로 키우긴 한다. 바다에서 났지만 해조류와 어패류는 많이 다르다. 맛도 다르다. 굴이 아미노산 특유의 감칠맛으로 밑국물을 받치면 매생이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 형식으로 의기투합한다.
여기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칼국수가 들어 있어 졸깃졸깃 씹는 맛을 더한다. 입술을 동그랗게 말아 호로록 빨아들이면 좁은 입안으로 넓은 바다가 밀려든다. 아연과 타우린, 칼륨까지 다양한 무기 영양도 좋다. 뜨거운 매생이 굴 칼국수 한 그릇에 겨울바람 차가운 줄 모른다. 고흥군 금산면 오룡동길 19. 7000원.
#서산 간월도별미영양굴밥= 서산 간월도는 어리굴젓이 유명한 지역. 또 굴을 넣고 지은 굴밥 또한 별미다. 간월도 인근에 있는 간월도별미영양굴밥은 주문 즉시 돌솥에 굴밥을 지어 올린다. 송알송알 굴을 얹고 밥을 안친 후, 돌솥에 밥이 다 되면 달큼한 양념간장을 넣고 비벼 먹는데, 얼핏 쉬워 보이지만 집에서 재현하기엔 거의 불가능한 맛을 낸다.
곁들이는 찬도 면면이 좋지만 돌솥 안에 채소와 굴이 모두 들어 한 그릇으로 충분하다. 정말이지 ‘영양밥’이다. 갓 지은 밥에 굴 맛이 배어들고 거기다가 또 고소한 참기름 향이 나는 양념장을 비비니 어찌 맛이 없으랴. 입에 굴밥을 한 보따리 욱여넣고 코로 바다 내음을 함께 들이켜면 그 향기가 더욱 맛깔 난다. 따끈한 진국의 굴국밥도 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1길 69-1.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