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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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 맛집

크립토토스 2024. 4. 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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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한 평양 불고기’ 을지면옥

평안도에서 내려와 서울의 명물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래 불고기는 면옥에서 많이들 판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부터 평양에서 유행하던 불고기를 월남한 냉면집에서 팔았으니 그렇다. 그래서 평양식 음식집에는 보통 어복쟁반과 불고기가 메뉴에 있다. 을지면옥은 월남해서 2대째 장사(의정부계 평양냉면집)를 하다 서울 입맛이 가미된 경우. 당시 가장 많은 직장이 있던 을지로 회사원들이 몰렸다. 저녁에 불고기를 집어 먹으며 작은 사치를 뽐냈다. 그렇게 불고기는 서울에 토착했다.



국물 흥건한 불고기를 가져다 불판에 부으면 금세 ‘치익’ 타들어 가는 그 향기에 벌써 매료된다. 양은 불고기판을 쓴다. 대충 거뭇거뭇 익어가면 가장자리 고인 국물에 냉면 사리를 만다. 고기와 메밀, 선주후면(先酒後麵)의 그 치밀한 조합과 구성에 미각적 포만을 느낀다. 요새 한창인 냉면 탓에 점심때 불고기를 사 먹기가 눈치는 좀 보이겠지만, 구수한 고기 맛에 계속 찾게 되는 집이다. 서울 중구 충무로14길 2-1. 4만8000원.



◇‘심심하면서도 달콤한 맛’ 남포면옥

서울 한복판에서 ‘불고기 외식집’으로 대대로 인기를 이어가는 집이다. 양념을 건건하게 해 고기 맛으로 먹는다. 고기는 한우를 쓰고 채소라 해도 달랑 버섯밖에 넣지 않았다. 대부분 한식에 빠지지 않는 대파조차 절제한 그 맛은 이 집 냉면과 똑 닮았다.

 

심심하면서 담백하고 구수하다. 구운 고기를 양념에 푹 담갔다가 우물우물 씹자면 달콤한 맛이 끝까지 묻어난다. 미리 오래 재워놓지 않아 선홍색이 선명한 불고기는 양념보다는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둔 듯하다. 여느 집보다 ‘서울식’이란 느낌이다. 다른 집보다 덜 달다. 고기는 부드럽지만 씹는 느낌은 살렸다. 역시 면옥(麵屋)이라 냉면 사리를 꼭 넣어서 먹는 게 낫다. 서울 중구 을지로3길 24. 2만8000원.



◇‘명불허전 갈비집 불고기’ 신촌 형제갈비

생갈비 등 고기로 유명한 서울 신촌의 외식 명소가 이 집이다. 이 부근에 많이 모인 대학가 졸업·입학식에 빠질 수 없던 불고기가 바로 형제갈비 불고기다. 학생들이야 언감생심. 어쩌다 취업한 선배가 찾아와 사주기도 했겠지만 그러기엔 벅차게 고급이다.(뭐 소개팅이라도 시켜줬다면 그럴 법하다.)



젊은 층이 몰리는 대학가 주변이라 그런지 양념에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미리 양념에 재워놓아 한없이 부드러운 불고기. 그야말로 옛날식이다. 대신 채 썬 대파를 가득 올려 단맛을 잡아준다. 고기야 금세 익으니 아삭한 대파를 함께 맛보면 식감의 대비가 좋다. 넓적한 새송이 버섯도 고기를 싸먹기에 딱 맞다. 당면도 들었지만 역시 메밀냉면이 있어 곁들이기 좋다. 1인분 1만 원으로 저렴하다. 메뉴별로 층이 정해져서 불고기를 먹으려면 4층에 가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 명물1길 2. 1만 원.



◇‘강남불고기’ 평가옥

경기 성남(분당)에서 시작해서 ‘강남’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평양 음식 계열이다. 당연히 불고기도 냉면, 어복쟁반 등과 함께 대표메뉴에 이름을 올렸다. 북쪽 입맛 특유의 진하지 않은 양념에 재운 불고기. 고기는 육향이 진하고 씹는 내내 구수한 맛이 감돈다. 얼핏 봐도 핑크색 고기가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양념은 색이 옅은 대신 짭조름하다.

팽이버섯과 양파 등이 들어가 맛을 보조한다. 양파가 함께 익어가면서 은근한 단맛을 내니 비로소 종합적인 맛이 완성돼 입에 짝짝 붙기 시작한다. 얇게 저며낸 고기는 의외로 기름기가 충분해 나중에 밥을 볶아먹거나 비벼 먹기에도 좋다. 가족 단위 방문객 중 어르신이나 아이가 있대도 가족 모두가 좋아할 맛이다. 돈을 낼 사람만 많이 주문하기 꺼려질 뿐이다.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51번길 9. 3만2000원.



◇‘천하일미 마로화적’ 금목서회관

전남 광양 하면 불고기를 떠올릴 정도로 대표 음식이 바로 광양불고기다. ‘마로화적(馬老火炙)’으로 조선시대 이미 명성을 얻었다. 혹자는 ‘불고기’란 말이 원래 우리 말에 없었다지만, 이미 화적(火炙)이 있었다. 숯, 구리 석쇠, 즉석 양념 등 광양불고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집이 광양 읍내에 있다. 금목서회관에선 역시 광양 특산물인 매실과 효모를 써 진하지 않은 양념을 바로 버무려 내는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숯부터 좋다. 참숯에 놋 석쇠를 올리고 얇게 썰어낸 불고기를 구워 먹는다. 불고기판이 아니라 석쇠다. 하나씩 뒤집지 않고 집게로 한 방향으로 몰아 굴리듯 구우면 좋다. 살짝이 양념만 타들어 갈 정도면 바로 먹어도 좋다. 각종 나물 등 반찬도 좋아 불고기 한상 차림에 딱 어울린다. 광양시 광양읍 읍성길 199. 2만4000원

 


◇‘물기 제로 바싹불고기’ 언양불고기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 주변에서 인기를 얻다가 입소문을 타서 전국으로 명성이 퍼진 경남 언양 지방 불고기다. 흔히 알던 불고기 형태가 아니라 ‘바싹불고기’의 별칭이 붙었다. 고기를 다지듯 저며 칼집을 낸 후 간장 양념을 한다. 물기 없이 넓적하게 빚어 놓은 것을 생선을 굽듯 뒤집어 익힌다. 이 때문에 보통 석쇠는 2장짜리 양면 석쇠를 쓴다. 양념에 양파나 대파 등 채소를 거의 쓰지 않고 마늘과 버섯 정도만 고명으로 올려 순수한 고기요리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KTX 울산역 근처 언양읍 공원불고기는 전통식 언양불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딱 싫지 않을 만큼의 단맛에다 향기로운 불맛이 스며들어 젓가락의 넋을 쏙 빼놓는다. 곁들여내는 반찬도 밥과 함께 주는 된장도 모두 잘한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헌양길 32.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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