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고 씹고 후루룩 마시고’… 닭진미강원집 = 1962년도에 개업해 근 60년을 남대문시장 안에서 함께 해온 닭곰탕 노포다. 양은냄비에 육수를 붓고 잘게 찢어놓은 닭고기를 듬뿍 넣어 팔팔 끓여 낸다. 닭곰탕 한 그릇에 다리 한 쪽씩 기본으로 넣어주니, 고기를 씹고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프라이드치킨이나 삼계탕처럼 작은 닭이 아니라 중닭 이상을 써 고기에 맛이 잔뜩 들었다. 양념장에 찍어 쫄깃쫄깃 씹을수록 진한 맛이 배어난다. 기름지고도 구수한 국물은 대파만 넣었는데 그 풍미가 물기를 품은 밥을 만나도 당최 꿀리지 않으며, 바닥 끝을 보게 만든다. 삶은 닭을 한 접시 수북하게 내오는 통닭 메뉴도 인기만점.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22-20. 8000원. 통닭 1만8000원.
△홍대 다락투 = 홍대 거리에서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그 입맛을 대대로 지켜온 집이다. 1980년대엔 원래 정문 앞 다락집이었는데 골목으로 숨어들며 다락투가 됐다. 보드랍게 찢어낸 살을 깔끔한 국물에 말아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젠 입맛의 ‘상속’으로 남녀노소의 단골집이 됐다. 반찬이라곤 마늘과 김치밖에 없지만 한 뚝배기 안에 모든 맛이 들었다. 폭신할 만큼 잘게 찢어낸 고기와 진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 그리고 그 위에 얹은 특유의 다진양념이 갓 지어내 부드러운 밥과 섞여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대파와 마늘장아찌를 얹으면 한 숟가락 위에 작은 세계가 펼쳐진다. 닭칼국수도 맛이 좋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1길 4-3. 7500원.
△사랑방칼국수 = 원래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팔던 집인데 백숙 백반도 아주 인기다. 삶은 통닭 반 마리에 뜨끈한 국물까지 내준다. 점심 이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며 오후는 반주를 즐기는 낮술 손님으로 채워진다. 2인분엔 한 마리 통째로 내준다. 중닭을 잡내 없이 잘도 삶아냈다. 육수를 많이 냈을 텐데 그리 질기지도 않다. 젓가락으로 찢어 함께 곁들여낸 초고추장에 대파를 섞어 찍어 먹으면 맛이 확 살아난다.
닭고기 살에서 육즙이 배어 나오는데 초고추장이 이 맛을 고출력 앰프처럼 증폭시킨다. 백숙에 함께 내는 국물도 허투루 한 것이 아니다. 밍밍해 봬도 진한 풍미가 첫입에서 느껴진다. 1968년 개업했으니 가게도 오십을 훌쩍 넘어선 잔나비 띠다. 오랜 세월 사랑받는 식당은 다 이유가 있다.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 8000원. 닭곰탕 6500원.
△무교삼계탕 = 복중에 삼계탕을 먹으면 손해다. 손님이나 주인이나 모두 바빠 정신이 없고 덥기까지 하니 말이다. 연중 먹어도 좋지만 요즘처럼 쌀쌀해질 때가 딱 좋다. 여기저기 맛난 집이 수두룩하지만, 이번엔 새로운 곳. 다동과 무교동의 노포 사장들이 의기투합해 삼계탕집을 냈다. 찹쌀을 많이 넣고 걸쭉한 국물이 과연 ‘약’ 같다는 첫인상을 준다.
진한 삼향(蔘香)을 풍기며 용암처럼 팔팔 끓어오르는 그 빡빡한 국물을 떠넘기자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향과 느낌이 황송하기까지 하다. 깍두기며 김치 뭐하나 빠지지 않는다. 경북 문경 가정식 찜닭과 바삭한 인삼튀김도 별미다. 저녁에 삼계탕 한 그릇에 더불어 안줏감으로 안성맞춤이다. 서울 중구 다동길16 2층. 1만5000원.
△미성중국관 = 닭을 많이 쓰는 중식 중에서도 닭 육수 하면 바로 기스면이다. 국내에선 해산물을 넣기도 하지만, 정작 중국에선 노계와 닭발을 쓴 육수에 얇은 면을 마는 것이 특징이다. 이름에 다 들었다. 닭 계(鷄)에 실 사(絲)를 쓰는 기스면(鷄絲麵)이다. 요즘 뜨는 ‘먹자골목’인 숙대 앞 중국음식점 미성중국관은 기스면을 잘하는 곳이다. 짜장면과 짬뽕보다는 얇은 면을 쓰지만 정통 기스면처럼 가늘지는 않다.
닭 육수에 계란을 풀어 국물을 냈다. 일본 오야코동(親子井)처럼 모자(母子)가 함께 있는 셈이다. 색은 밝지만 그 안에는 진한 풍미가 숨었다. 닭 국물 특유의 향이 부드러운 계란과 어울려 입안에 흘러든다. 닭 곰탕 국물보다야 진하고 짭조름하지만 또 그래야 면에서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만두와 짬뽕도 유명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84길 8. 7000원.
△파주닭국수 = 이곳도 닭 반마리를 그대로 넣는다. 진한 육수에 닭다리까지 그대로 든 닭고기를 푸짐하게 찢어 넣은 칼국수를 판다. 닭백숙 국물에 칼국수 사리가 만난 셈이다. 아삭한 숙주나물과 배추, 진한 닭 국물 그리고 쫄깃한 사리만 담았다.
맛이 들 대로 든 중계 이상을 사용해 면에 잘 배어들 만큼 진하고 풍미가 좋은 국물이다. 면발에도 쫄깃함이 살아있어 찢어 넣은 닭살과 함께 씹는 느낌이 좋다. 국수를 대충 건져 먹고 닭다리를 손에 들고 뜯노라면 시각적, 물리적 포만감이 최고로 치닫는다. 닭개장처럼 매콤한 육수에 말아낸 매운닭국수도 있다. 파주시 새꽃로 307. 8900원. 매운닭국수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