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 상해소흘. 연남동의 핫플로 뜨고 있는 곳, 중국식 실내 포장마차 분위기의 요릿집이다. 중국 쓰촨(四川)에서 즐겨 먹는 후피칭지아오(虎皮靑椒)를 판다.
우리말 메뉴는 ‘호랑이고추’. 매운 고추와 다진 고기를 역시 매콤한 고추기름으로 볶아내는 메뉴다. 화끈하고 얼얼한 매운맛이 난다. 멘바오샤 등 기름진 안주와도 어울리고 볶음밥에 곁들여도 좋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2. 1만5000원.
◇토끼 = 농촌 문화를 벗어던진 이래 우리에겐 낯선 육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즐기는 4대 고기에 들어간다. 연분홍 정육은 닭고기와 비슷하면서도 지방이 거의 없어 단단한 식감을 낸다.
사냥감 산토끼가 아닌 가축화된 집토끼를 도축해 요리한다. 프렌치요리에 즐겨 쓰고 미국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많이 내는 메뉴다. 국내에선 주로 토끼탕에 쓰는데 전남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
◇용 = 커다란 새우튀김 모양이 승천하는 용을 닮았대서 ‘용튀김’이라고 한다. ‘고씨네 고추장찌개’에서 판다. 상호처럼 매콤하고 달달한 고추장찌개를 취급하는 집인데 바삭하게 튀겨낸 새우튀김을 곁들이면 궁합이 딱 맞는다.
반죽과 기름 온도를 잘 맞춰낸 덕에 튀김옷은 바삭한데 새우살은 촉촉하면서도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다. 타이거 새우니 ‘호랑이띠 요리’라 여겨도 무방하다. 서울 중구 수표로 26 1층. 2만2000원.
◇뱀(장어) = 뱀과 닮아 이름조차 뱀장어다. 전국에 유명한 장어집이 많은데 전남 강진 목리 장어도 은근히 명성이 높다. 뭍에서 흘러드는 탐진강과 남해의 경계에 있는 목리는 예전부터 장어집이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목리에 장어를 가공하는 통조림 공장이 있었을 정도. 강진 탐진강 장어나라는 투실한 장어를 소금과 양념구이로 즐길 수 있다. 갖은 반찬을 내는 셀프 코너도 있어 많은 이가 찾는다. 강진군 강진읍 목리길 83-13. 1㎏ 6만5000원.
◇말 = 제주에서 즐겨 먹는 고기다. 대부분 기름기가 거의 없는 근육 덩어리 부위지만 부드러워 살짝 익히거나 육회로 많이들 즐긴다. 소고기보다 육향이 진하며 고소하다. 제주 성읍 쪽에 말고기 집이 몰려 있다.
인터넷으로 고기만 주문할 수도 있다. 흑돼지와 말고기 등 제주 고기 전문 판매점 청정해에서 횟감, 구이용, 장조림용 등을 구분해서 판다. 구이용 500g 3만7000원.
◇양 = 삿포로(札幌)식 ‘칭기즈칸’ 방식으로 양을 굽는 이치류. 마치 투구처럼 생긴 두꺼운 전용 무쇠 불판에 채소와 양고기를 올려 익혀 먹는다. 호주산 1년 미만의 램을 사용하고 생갈비, 살치, 생등심 등 부위별로 판다.
양 특유의 달큼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부드러운 고기를 일일이 구워준다. 채소를 고기 기름에 구워 특제 양념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4. 2만9000원.
◇원숭이 = 문명 세계(?)에는 원숭이를 식재료로 한 메뉴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친숙한 동물이라 이름에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오직 에버랜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피빈의 메뉴 팝핑몽키 바나나 아이스 블렌디드가 있다.
이름처럼 입에 넣으면 톡톡 튀는 초콜릿 탄산캔디로 토핑했다. 바나나의 달콤한 향이 그윽한 크림이 놀이공원에 온 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7300원.
◇닭 = 노포가 밀집한 다동 무교삼계탕에서 닭죽과 삼계탕을 판다. 연중 먹어도 좋지만 요즘처럼 쌀쌀해질 때가 딱 좋다. 찹쌀을 많이 넣고 걸쭉한 국물이 과연 진국이다.
진한 삼향(蔘香)을 풍기며 용암처럼 팔팔 끓어오르는 그 빡빡한 국물을 떠넘기자면 목을 타고 넘어가는 향과 느낌이 보약 한 첩 지어 먹은 기분이다. 깍두기며 김치며 뭐하나 빠지지 않는다. 문경 가정식 찜닭과 바삭한 인삼튀김도 별미다. 서울 중구 다동길16 2층. 1만5000원.
◇개(핫도그) = 핫도그는 허리가 긴 강아지(닥스훈트)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길쭉한 핫도그 번에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와 채소를 끼워 먹는 음식이다. 소스로는 케첩과 머스터드를 함께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시지만 두고는 위너(wiener)라고 부른다. 사실 막대기에 끼운 것은 콘도그(corn dog)지만 어쨌든 개(dog)니까 상관없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35. 관정빌딩 앞 포장마차. 2000원.
◇돼지 = 이른바 ‘이영자 맛집’으로 소개되며 더 유명해진 합정동 맛집이다. 냉삼과 오겹살이 유명한 천이오겹살은 1등급 이상의 국내산 생고기를 최소 7일간 숙성, 급랭한 뒤 손님상에 내놓는다.
쌈장, 기름장, 어리굴젓을 곁들여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고기를 구워 초밥 위에 올려 먹는 ‘냉삼초밥’까지 곁들이면 회식이나 모임 메뉴로 제격이다. 비빔국수 등 곁들임 메뉴 역시 빠지지 않는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12. 1만 원.
◇쥐(쥐치) = 영화를 제외하고 쥐를 먹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설치류처럼 이빨이 툭 튀어나온 쥐치는 별미로 소문났다. 양은 적지만 비린내가 적고 살이 단단해 횟감으로 딱이다.
제주도에선 모든 쥐치류를 객주리라 통칭해 부르는데 회로도 먹고 조림으로도 즐긴다. 특히 쥐치 간은 부드럽고 녹진한 맛이 일품이다. 용산 스시장에서 오마카세(맡김 메뉴)로 맛볼 수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58. 점심 5만 원. 저녁 9만 원.
◇소 = 소고기야 파는 곳이 많지만 청춘구락부의 우설(소 혀밑살) 구이는 흔하지 않다. 우설(牛舌)과 혀밑살은 연하고 구수한 데다 부드러운 식감까지 있어 마니아층을 사로잡고 있다.
‘혀’ 부위라 하면 미간부터 찡그리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외국에서도 고급 식재료로 즐기는 부위다. 특히 선도 좋은 우설은 구이용으로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 저변이 넓어지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 토정로 308. 2만5000원.